
코란도 투리스모, 넉넉함 갖춘 패밀리카의 품격 (매일경제 임성현 기자)
2013년 03월 19일
쌍용자동차 코란도 시리즈의 막내로 태어났지만 코란도 투리스모(Korando Turismo)는 모든 면에서 맏형의 풍모를 품긴다. 쌍용차는 이 차의 컨셉트를 ’프리미엄 MLV(Multi Leisure Vehicle, 다목적ㆍ다인승 레저 차량)’로 잡고 있지만 FUV라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. ’Family Utility Vehicle’이란 의미다. 특히 가족 여행을 위해서는 적수가 없는 최고의 차로 불릴 만하다. 투리스모(Turismo)가 이탈리어로 여행을 뜻하니 이름과도 매치가 완벽하다. 보통 11인승 차량은 학원용 차량이라는 느낌이 들 만큼 투박하기 마련인데 투리스모는 코란도 패밀리의 스포티하고 와일드한 DNA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. 차량 전면부는 터프한 매력을 진하게 풍기면서도 라디에이터와 헤드램프의 일체감 있는 라인은 고급스럽다. 코란도 투리스모의 진가를 확인하려면 가족 여행이 제격이다. 두 가족이 2박3일간 속초ㆍ고성 여행을 떠났다. 실내는 상상 이상의 여유를 선사했다. 어른 4명에 초등학생 아이들 3명이 탔는데도 모두 편하게 다리를 뻗고 누울 수 있을 만큼 넓었다. 아이들 세 명은 차량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내 뒤쪽 좌석 두 줄을 차지하고 게임까지 할 정도였다. 시트는 모두 4열로 구성돼 있는데 2~3열은 접어서 회의 테이블로도 활용이 가능하다. 실제 좌석을 접으니 카드게임용 테이블로 완벽하게 바뀌며 즉석 ’놀이터’로 변신했다. 2~4열을 모두 접으면 무려 3240ℓ라는 놀라운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정도다. 서울에서 속초로 향할 때는 보통 미시령터널을 이용하기 마련이다. 다만 투리스모의 파워를 몸소 느끼기엔 2% 부족하다. 일부러 진부령 옛길을 이용했다. 우리나라에서 경사도가 가장 급한 도로 중 한 곳이다. 얼마 안 가 ’혹시나’ 하는 걱정은 ’역시나’로 판명 났다. 고도차가 극심한 진부령 길을 단 한번의 헐떡거림도 없이 투리스모는 가볍게 정복해 버렸다. 보통의 승합차량은 높은 무게중심 때문에 코너링 시 적지 않은 흔들림을 감수해야 하는데 투리스모는 달랐다. 산굽이를 돌아돌아 가는 길도 무리 없이 헤쳐나갔다. 벤츠의 E-트로닉 5단 자동변속기를 갖추고 있어 차량의 주행 상태와 운전자의 주행 의지를 스스로 감지해 전달하는 최첨단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최적의 변속 시점을 찾아준다. 또 수동 차량 운전의 재미를 만끽하고 싶다면 레버 좌측에 위치한 팁스위치만 조작하면 바로 수동변속 드라이빙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.2박3일 여행을 마치고 와서 연료 계기반을 확인했을 때 투리스모의 또 다른 매력이 빛을 발했다. 300㎞가 넘는 여정이었지만 오일게이지는 4분의 1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.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다른 SUV들을 비웃으며 유유히 버스전용차로에 올라 쏜살같이 달리는 쾌감이나 연간 자동차세가 6만5000원에 불과한 점은 코란도 투리스모의 매력에 비하면 덤에 불과할 정도다.
(매일경제 2013.03.19일자 임성현 기자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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